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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음식 이야기

설날 맞이 떡국 이야기 설날에 먹는 대표적인 전통음식으로 맑은 육수에 떡을 넣고 끓인 요리다. 떡국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편찬된 , 등의 문헌에서 차례 상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기록돼있어 조선시대 그 이전부터 떡국을 먹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이유로는 음복설이 강하다. 오래전부터 신년 차례 상에 올린 떡국을 음복하게 되면서 설날=떡국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은 게 아닐까 싶다. 떡국은 국물요리인만큼 육수가 맛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래에는 소고기 양지머리로 멀겋게 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소를 함부로 도축할 수 없었던 조선시대에는 주로 꿩을 이용해 맛을 냈다. 이마저도 없을 때엔 닭을 이용했다. 해안가 지역에서는 멸치, 북어, 굴, 매생이를 넣어.. 더보기
부대찌개와 꿀꿀이 죽 부대찌개는 김치와 돼지고기, 햄, 소시지, 라면 등의 재료로 끓여 낸 찌개다. 김치에서 나오는 칼칼함과 가공육에서 나오는 특유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술안주로도 인기가 높다.재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대찌개는 한국전쟁 이후 먹기 시작한 음식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쟁 직후 먹던 꿀꿀이죽을 부대찌개의 원형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는 다른 의견도 있다. 꿀꿀이 죽은 한국전쟁 직후 미군이 버린 음식을 한데 모아 끓인 음식이다. 꿀꿀이죽이라 이름 붙은 것도 모양새가 꼭 돼지나 먹을 것 같은 모습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꿀꿀이죽에는 정해진 조리법이 존재하지 않는데 먹을 만한 걸 모아 끓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꿀꿀이죽에는 이 자국이 남은 햄이나 소시지가 들어있기도 했고, 담배꽁초나 껌, 비닐 같은 .. 더보기
돈까스는 일본에서 시험 전날 먹는 음식이다. 돈까스는 돼지고기를 저민 후 빵가루를 묻혀 튀겨낸 음식으로 한때 짜장면과 더불어 외식메뉴를 책임졌던 음식이다. 돈까스가 우리나라에 자리 잡은 건 일본을 통해서였지만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돈까스는 서양 음식이다.돈까스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음식은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인 슈니첼(schnitzel)이다. 이 슈니첼을 영미권에서는 포크커틀릿(Pork Cutlet)이라고 불렀고, 근대화를 맞이한 일본에도 슈니첼이 아닌 포크커틀릿으로 전해지게 된다. 포크커틀릿이 처음 일본에 등장한 건 메이지 시대인 1895년으로 혼다 겐지로(本田源次郎)라는 요리사에 의해 소개되었다. 지금과 달리 얇게 썰어낸 돼지고기를 기름에 지져서 만들었는데 이름도 돈카츠(豚かつ)가 아닌 포크 카츠레츠(カツレツ)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 더보기
김치의 옛 이름은 저(菹)였다. 김치. 배추나 무 등을 소금에 절인 다음 양념으로 버무린 음식으로 오랜 시간 숙성시켜가며 먹는 발효 식품이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한국 하면 김치를 먼저 떠올릴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만큼 김치의 기록은 고려시대부터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는 그 모습이 사뭇 다르다. 예전 김치는 단순히 채소를 소금이나 소금물에 절인 형태였다. 이는 맛을 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채소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김장이라는 말 대신 소금물에 채소를 담근다 하여 ‘염지(鹽漬)’라 불렀고, 김치는 ‘지(漬)’ 혹은 ‘저(菹)’로 불렀다.조선시대에 이르러 김치는 ‘저(菹)’라는 이름 대신 딤채, 침채 등으로 불렸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김치냉장고 딤채도 여기서 온 .. 더보기
냉면은 겨울에 먹던 별미다. 냉면(冷麪). 한국 전통음식으로 차게 먹는 국수의 일종이다. 주로 메밀로 면을 내어 육수나 고추장 양념에 비벼먹는다. 냉면의 역사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600년대 쓰인 장유(張維)의 ‘계곡집(谿谷集)’에는 직접적으로 냉면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다. 조선시대인 1849년(헌종(憲宗) 15년)에 작성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냉면의 기록을 찾을 수 있다.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 냉면이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 대표음식으로 냉면을 꼽지만 냉면은 사실 겨울 음식이다. 냉면을 여름에도 먹기 시작한 것은 근대화시대인 일제강점기부터다. 그 이전에는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계절음식이었다. 여러 문헌에서 냉면을 겨울에 먹었던 이유를 .. 더보기
한국 최초의 빵집 이성당(李盛堂)과 단팥빵 근래 들어 군산 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이 선물이라며 곧잘 이성당 빵을 사 온다. 여러 방송매체를 통해 이성당이 소개되면서 군산의 특산물 내지 여행지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성당은 한국 최초의 빵집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만큼 그 역사도 오래된 곳이다. 앞서 빵 이야기에서 설명한 바 있지만 이성당은 1920년 조선으로 건너온 히로세 야스타로(広瀬安太郎)가 만든 이즈모야(出雲屋)라는 화과점이었다. 이성당이라는 이름은 해방 이후 판잣집에서 제과점을 하던 ‘이씨’가 적산가옥이 된 이즈모야를 구입하면서 갖게 됐다. 그 뜻은 ‘이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는 빵집’으로 근래까지 이씨 어르신 집안에서 운영했으나 작고하신 이후 오씨 부부가 가게를 인수해 현재는 부부의 며느리가 운영 중이다. 이성당을 대표하는 빵은.. 더보기
빵은 팡데로에서 온 외국어다 빵, 흔히 서양 떡이라 불리는 음식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곡식 가루와 물을 섞어 만든 반죽을 불에 익히는 음식으로 국립국어원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일반식을 빵으로 구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식보다는 간식으로 구분된다.‘빵’이 순우리말 같지만 보기와 달리 포르투갈어 ‘팡데로(Pão-de-ló)’에서 온 외국어다. 18세기 일본인들은 ‘팡데로’를 ‘팡(パン)’으로 읽었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우리식 발음인 빵이 됐다. 처음 빵이 한국 땅을 밟은 건 19세기 선교사들에 의해서다. 그러나 보편화되지는 않았는데 조선의 밀 생산량이 극히 낮았기 때문이다. 빵이 조선에 퍼지기 시작한 건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후반이다. 당시 많은 일본인들이 조선으로 이주해 오게 되면서 개항지 중심으로 정착하게 된다. 그로 인해 차츰.. 더보기
한국의 패스트푸드 국밥 패스트푸드(Fast Food). 음식을 주문했을 때 빠르게 나오는 음식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햄버거. 햄버거는 한국 외식문화 발전시기와 맞물려 가장 빠르고 널리 퍼져간 패스트푸드다.패스트푸드 하면 서양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패스트푸드점도 1979년 소공동 롯데백화점에 생긴 롯데리아였으니 그럴만하다. 그러나 한국에는 이미, 그것도 꽤나 오래전부터 패스트푸드가 존재했다. 바로 국밥이다. 국밥은 국물이나 탕 요리에 밥을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한국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순대, 선지, 돼지, 콩나물, 장터, 소고기, 추어, 곰(?), 설렁탕 등등. 재료에 따라 이름이 붙어 그 종류도 다양하다. 국밥이 패스트푸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조리방식에 있다. 대부분의 .. 더보기
비빔밥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비빔밥. 비빔밥은 밥에 여러 나물을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에 비벼 먹는 음식이다. 유래는 음복 설. 제사를 지낸 후 그 음식을 음복하기 위해 상에 올렸던 음식을 밥을 비벼 사람들과 나눠 먹었다는 것이 유력하다. 안동의 헛제삿밥과 비슷하지만 헛제삿밥은 고추장이 아닌 간장으로 맛을 내며 다른 반찬을 내 온다는 점에서 차별을 보인다. 지금은 비빔밥 하면 전주만을 손에 꼽지만 예전에는 진주와 해주도 빼 놀 수 없었다. 냉면도 지역에 따라 조리방법과 맛이 다르듯 비빔밥도 지역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다. 해주비빔밥은 나물뿐만 아니라 삶은 닭고기나 돼지고기가 함께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맨밥을 사용하지 않고 밥을 기름에 한 번 볶아 내는데 이는 고열량을 섭취해 추위를.. 더보기
불고기는 우리 전통 음식일까? 우리가 불고기를 먹기 시작한 건 조선시대부터다. 궁궐에는 ‘너비아니’라는 궁중음식이 있었다. 소고기를 얇고 넓게 저민 후 양념에 재워 석쇠에 구운 음식으로 궁중식 불고기라고도 말한다. 사극에서 하인이 화로에 석쇠를 얹고 고기를 굽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너비아니다. 조선시대 서민들은 너비아니를 먹지 못했다. 너비아니의 주재료는 소다. 소는 농업 중심사회의 조선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노동력이었다. 소를 잡는다는 건 노동력의 상실을 의미했다. 그래서 왕이나 양반들만 겨우 먹을 수 있는 귀한 식재료였다.그럼 서민들은 언제부터 소고기를 먹을 수 있었을까. 바로 일제강점기였다. 당시 일본은 전쟁 중이었다. 전쟁에는 많은 물자를 필요로 하는데 그중 하나가 가죽이다. 일본은 부족한 가죽을 충당하기 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