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남아있는 것들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어폰과 감상의 소멸 이어폰의 목적은 '혼자듣기'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도 자기만이 이 노래를 독식하는 것, 독식하여 나만의 형식으로 감성에 담아두는 것, 짧은 찰나 속에서도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 여전히 고독하다는 생동을 일깨우는 도구이다. 그러나 이어폰이 '일상화'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아침밥을 먹듯 귀에 이어폰을 꽂고 출근길을 나선다. 카톡, 페북, 스케쥴 확인 등 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귀는 혼자가 아님을 감지한다. 하루의 펼쳐질 불안감이 뇌를 파고들면, 청각의 몰입은 불균형 상태에 빠져 음악은 들렸다 말았다 한다. 이내 주변의 잡담소리가 이어폰을 뚫고 들어온다. 보는 것인지, 듣는 것인지, 생각하는 것인지 잘 알 수 없는 어중간한 상태에서 이어폰은 계속.. 더보기 성냥, 레이저 빔보다 강한 불빛 “불 좀 붙딥시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첫 대사이다. 성냥개비 하나를 꺼내어 종이갑 붉은 옆줄에 착 붙여밀면 ‘훅’ 하고 불이 솟는다. 치이익.....스....읍. 굳게 다문 입술, 담배와 심지와 불이 만나 지글지글 타오르는 소리. 입으로 꿀떡 연기를 삼키고 나면 서서히 휘발 냄새가 피어오르며 자글자글한 불길이 담뱃속을 타고 오른다. ‘띵’ 소리를 내며 쏙 하고 파란불이 고개를 내미는 금색 라이터가 흡연의 판을 뒤집어도, 여전히 가스불보다는 유황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구수한 불맛이 당긴단다. ‘성냥애연가’들은 밥 먹고 식당 나오는 카운터에 성냥갑이라도 보일 참이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사장님. 성냥 좀 가져갈게요” 하며 게눈 감추듯 세네개를 주머니에 꾹 찔러넣는다. 나가기 무섭게 ‘츄악’ 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