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사전에는 늙은 노인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왜 신일까?
특정 마을에는 지금도 한 해의 시작에 앞서 산신의 '승인'을 받기 위해 여러 방식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이미많은 곳에서 옛 형식이 깨져 구색맞추기 식으로 치르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꽤 많이 남아 있다. 그런 마을에는 실질적으로 어르신은 단 한 명 뿐이다.
이장이 부르는 게 아니라 "어르신이 모이라 하니 몇 시까지 회관으로 오세요"하는 식이다. 마을의 과거일과 성장 역사를 모두 꿰고 있는 자. 주민으로부터 공인된 촌로이다.
이 사람만이 마을의 신과 접촉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진배대기를 하면, 진대를 베는 사람은 청년일지라도 진대를 부여 잡고 신이 내려오기를 기원하는 것은 어르신이다. 신을 어르고 달래는 일종의 사제자이다.
만약 전인류가 존재했고, 어떤 사고로 인해 극소수가 살아남아 현생인류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려 했다면? 극소수가 낳은 세대에게 기존의 문명을 설명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었을까?
스마트폰을 형체로만 본 자는 그 기능을 상상했을 것이고, 보지못한 후세대는 특수한 인간의 물체로 생각했을 것이고, 다음 세대는 인간의 독특한 능력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이후에는 하늘과 땅과 인간이 공존하던 신비로운 때가 있었다고 알려준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69년도작 혹성탈출의 감상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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