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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같지 않은 소설/금융론은 모르는 세상론

무균무때의 시대, 살균제의 출현



세균이라면 요구르트 유산균 말고는 병을 옮기는 벌레 그 이상도 아닌 것으로 인식하게 된 것. 모조리 박멸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치명상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는 그 불안한 믿음감으로 인해 탄생한 것이 살균제이다.

메르스 사태를 지켜보며 두려웠던 것은 메르스 자체보다, 만에 하나라도 감염될지 모르는 그 병균체를 잡기 위해 전국 곳곳에 비치된 살균제였다. 99.9%의 세균을 박멸할 수 있는 약품이라면 이건 농약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 아닌가. 흐르는 물에 비누로 간단히 씻어 해결할 일을 되려 그르치는 것은 아닌가.

그것으로 인해 우리가 매일 접하는 수십억 종의 박테리아와의 공생 관계의 단절이 오게 되는 것은 아닌가. 다양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생체 내 면역체계는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게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균이 접근할 수도, 번식할 수 없는 사막지대와도 같은 곳에서 인간은 얼마나 건강할 수 있을까. 휴양림에서 아기가 모기에 물릴라 사방 천지로 에프킬라를 뿌리는 한 아버지는, 모기가 해로울 지 에프킬라가 해로울 지 생각해봤을까. 모기 하나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첫 이어폰 시대를 열었던 록큰롤 세대가 중년 이후 난청 증상을 겪게 되었듯, 박멸시대가 가져올 새로운 산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