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꽃을 사랑한다. 그래서 취미도 화초 가꾸기다. 지금도 서울집을 가면 엄마는 화분 가득한 곳 어딘가를 가르키며 여기에 이렇게 예쁜 꽃이 피었다고 가서 향기 좀 맡아보라고 신나서 자랑을 한다.
고3 봄날 어느 때였던가. 어느날 엄마가 "청와대 앞에는 무슨 꽃이 폈니?" 물었는데 나는 아무렇지 않게 "모르지" 했다. 다시 엄마가 '너는 5년 넘게 이 길을 다녔는데 꽃이 뭐가 있는지도 모르냐' 핀잔을 주니 그때서야 아차!하는 뭔가가 가슴에 뭉클하고 들어왔다.
이응노 작가의 '꽃'을 지그시 보고 있으니 '언제나 명랑소녀' 엄마가 생각난다. 올 추석에 올라갈 땐 화분을 사가든지, 아니면 꽃을 그려서 선물로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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