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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클수록 클래식

꿈을 노래하다-나훈아, 조용필, 박효신

사랑이야기를 뺀, 한국 가요사에서의 '꿈' 노래에는 고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왜 고독하죠?'라는 질문에 나훈아('72/꿈속의 고향)는 고향의 어머니에게 문안드릴 기약이 없어서라며 하늘의 별을 세는 것으로 슬픔을 달랜다. 꿈은 어머니다.



조용필('91/꿈)도 고향을 그리기는 마찬가지다. 남들은 모두 고향으로 내려가지만, 나만 내려갈 수 없는 그 비통함을 이야기한다. 다만, 별을 세지 않고 별에게 묻는다. 나의 꿈을 아느냐라고. 고향의 향기만 맡을 뿐, 구체적으로 고향의 무언가를 갈구하지 않는다. 그에게 꿈은 화려한 도시에서의 성공이다.



박효신('16/꿈)의 꿈은 나를 본다. 누군가를 의식하여 느끼는 소외감이 아니다. 자아와 끊임없이 주고받는 몽환적 대화이다. 별은 밖에 있지 않다. 내 작은 가슴 한 쪽에 실낱같이 빛나고 있다. 죽지 않고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는 그 작은 별 하나가 저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꿈은 위태롭고 위험하다. 그러나 내일이 오기에 아직은 무너지지 않았다. 꿈은 나를 지켜가는 것이다.



이제 꿈은 그리운 고향을 떠났고, 성공을 뒤로한 채, 죽음과 삶의 기로에 서서 희망으로 아슬아슬하게 결말을 저울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