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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클수록 클래식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 나 대신 울어준 공연이었다.



나 대신 울어준 리사이틀이었다. 마지막 앵콜곡 브람스의 인터메조는 너무 슬퍼서 공연장을 빠져 나오는 내내 한숨을 쉬었다.

김선욱은 서른에 접어드는 지금부터가 애매한 시기라고 했다. 20대의 신동도, 그렇다고 중년의 거장이라 불리기에도 다소 어정쩡한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불확실성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꾸준히 연구할 수 밖에 없고, 여기에서 필요한 건 과연 어디에 초점을 두고 메세지를 던질 것인가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리사이틀의 주제는 우리 세대의 슬픔이었다고 생각한다. '2~3년 후의 나는 무엇이 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한 그의 말대로, 혼란 속에서 밀려오는 고뇌와 좌절, 그것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버티고 분노하고 격정하는 고단한 일상의 수행을 한 음 한 음 귀중하게 누르는 뒷 모습 속에서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