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 사거리,
허름한 건물 2층에 달린 '브람스'.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국민학교' 시절까지 저 간판이 계속 붙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 이제서야 저 간판 붙은 곳을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걸까.
입구에 since 1985라 적혀 있다. 나보다 3살 어리다. 점박이 계단을 올라 낡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윽한 커피 잔향이 진동을 한다. 삐걱삐걱 온 바닥이 나무다. 색이 바랜 자주빛 소파에 앉아 아이리쉬 라떼를 주문했다. 찻잔에 깊게 묻은 커피자국이 선명하다. 아주머니는 빼곡히 들어선 CD장 옆에 꾸부정히 앉아 클래식 FM을 듣는다. 마침 헝가리 무곡이 나오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대전 예당 앞 카페 이름도 브람스다. 왜 브람스일까. 모차르트, 베토벤, 드뷔시, 스트라빈스키가 카페이름으로 달린 곳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브람스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이미지로 인해 카페의 주인공이 된 것일까.
창밖을 내다보니, 눈이 소복하게 내리는 추운 겨울에 다시 와야할 것 같다. 보드라운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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