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북끄끄
취미는 여행이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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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음식 이야기 비비큐bbq 마라핫치킨과 빨간 소주면 스트레스 아웃! “(쩝쩝)음!!” “작업은 언제할거요?” “뭐 끌거 있소? 바로 해야지.” 영화 ‘범죄도시’는 수백번 봐놓고 정작 마라소스 음식은 이제서야 먹어본다. 에너자이저 아들 둔 덕분에 종일 애 뒤 꽁무니 쫓아다니다가 저녁이 되니 둘 다 방전. 배달의 민족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뭐 먹지?” 아내가 묻길래, “화끈한 거!” 처음엔 요즘 무지하게 광고 때리는 BHC 마라칸 치킨 했는데 재고가 없는 비보가...! 그렇게 맛있는 건가...? 그래서 두 번째 타자로 시킨 비비큐BBQ 마라핫 치킨! 쓰레기 버리고 빨간 소주 한 병 사오니 금방 딩동 소리가 울린다. 우와. 냄새부터 맵다. 매운 거에 약한 내가 과연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한 입 뜯는 순간 느꼈다. 이 놈 괜찮다. 하지만 연타석으로 대했다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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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음식 이야기 자장면과 짜장면 4월 14일은 블랙데이다. 블랙데이는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선택받지 못한 이들이 슬픔을 달래기 위해 짜장면을 먹는 날이라고 한다. 근데 왜 하필 국수도 아닌 짜장면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음식 중에 검은색을 띠는 음식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블랙데이라는 이름답게 검은 음식 중 가장 대중적인 짜장면을 먹은 게 아닐까 싶다. 오골계는 쉽게 먹을 수 없으니 말이다. 짜장면은 채소와 고기를 기름과 춘장에 볶아 만든 양념을 면과 비벼 먹는 한국식 중화요리다. 원조는 중국의 작장면(炸醬麵)으로 산둥 지방에서 가정식으로 먹던 음식이다. 물론 현재 한국에 맛보는 짜장면과는 맛과 모양은 큰 차이가 있다. 작장면은 장(醬)을 볶아서(灼) 면 위에 얹은 요리의 통칭으로 삶은 면 위에 볶은 장을 고명처럼 얹어서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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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론은 모르는 세상론 69년 혹성탈출과 어르신 어르신. 사전에는 늙은 노인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왜 신일까? 특정 마을에는 지금도 한 해의 시작에 앞서 산신의 '승인'을 받기 위해 여러 방식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이미많은 곳에서 옛 형식이 깨져 구색맞추기 식으로 치르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꽤 많이 남아 있다. 그런 마을에는 실질적으로 어르신은 단 한 명 뿐이다. 이장이 부르는 게 아니라 "어르신이 모이라 하니 몇 시까지 회관으로 오세요"하는 식이다. 마을의 과거일과 성장 역사를 모두 꿰고 있는 자. 주민으로부터 공인된 촌로이다. 이 사람만이 마을의 신과 접촉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진배대기를 하면, 진대를 베는 사람은 청년일지라도 진대를 부여 잡고 신이 내려오기를 기원하는 것은 어르신이다. 신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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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하지 못한 익선동 82년생 익선동-운현초교, 재동초교, 교동초교 영뽀와 나는 1982년 같은 해, 익선동 중앙병원(지금의 떡 박물관)에서 태어났다.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친구였다. 엄마끼리 둘도 없는 친구였던 까닭이다. 운현유치원에 같이 들어가 운현초등학교에서 같이 수학했고, 이어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함께 나왔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우리는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입학했다. 영뽀는 우리 인생에 있어 익선동에서 살았다는 것이 너무나 큰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이곳에서 쌓은 친구들과의 교분이 훗날 거대한 ‘종로 친구 집단’을 형성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익선동의 핵심은 통학권의 중심 지점이라는 데 있다. 익선동과 천도교당 사이에 난 큰길을 두고 위에서부터 재동초교, 운현 초교, 교동초교가 일직선으로 위치하고 있다는 점은 이곳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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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식탁 추운 겨울 몸보신으로 제격인 남한강 매운탕&홍대포 날이 추워지면 어쩐지 몸이 찌뿌둥해진다. 추운 날씨를 탓하면 잘 움직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몸을 움직일 일이 없으니 땀을 흘리지 않아 몸이 둔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몸 이곳저곳이 아프기도 하고 컨디션도 점점 떨어지는 기분이다. 해물 닭한마리 최근에 갑작스러운 생활의 변화로 영 몸이 좋지 않았다. 휴가를 내고 잠시 어디라도 떠나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이럴 때 어른들은 따뜻한 온탕에서 몸을 풀어주거나 사우나 같은 곳에서 땀을 내주고는 했다. 이도 아니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뜨거운 국물로 추위를 다스리고는 했다.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던 내가 선택한 건 뜨거운 국물이었다. 남한강 매운탕은 회사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가게였다. 매운탕을 주력으로 하는.. 더보기
그 시절 우리가 열광했던 것들
오래 전 우리에겐 워크맨이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1996년. 문화계의 전설과도 같았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가 있었던 해. 나는 초등학교도 아닌 국민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엄마는 졸업 선물을 사줄 테니 갖고 싶을 걸 말해보라 했다. 난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워크맨이요!” 워크맨. 일본 SONY에서 개발한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로 우리 삶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 준 획기적인 제품이자 음악 감상을 취미를 넘어 일상생활로 바꿔놓은 물건. 나는 그런 워크맨이 갖고 싶었다. 워크맨이 개발된 건 1979년이다. 당시 기술 팀장이었던 쿠로키 야스오(黑木靖夫)는 연구소의 젊은 직원들이 작은 카세트테이프 레코더를 재생 전용으로 개조해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재생 전용 기기를 개발하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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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쿠오카 유명 맛집 니쿠젠(ニクゼン) 평소 나는 여행을 하면서 잘 먹고 다니는 편은 아니다. 후쿠오카에 가면서도 맛집을 찾을 생각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은 먹어야하니 이왕이면 맛있는 걸 먹었음 했다. 그래서 찾게 된 곳이 바로 니쿠젠(ニクゼン)이다. 니쿠젠은 스테이크 덮밥 전문점으로 원나잇 푸드트립 정다래가 찾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국내 여행 프로에도 나왔던 니쿠젠의 스테이크 덮밥사진은 곱배기를 시켰을 때의 모습이다. 니쿠젠이 문을 여는 시간은 11시 30분이다. 점심에만 스테이크 덮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 니쿠젠에 30분 일찍 도착했음에도 이미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였다. 일반으로 주문한 스테이크 덮밥 곱빼기는 양이 많을 것 같아 일반으로 시켰는데 곱빼기 나오는 걸 보고는 후회했다. 스테이크 덮밥은 밥 위에 양..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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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조기경보기, 방공작전통제병으로서의 삶 나는 방공작전통제병이었다. 그러니까 하늘에서 날아오는 적군의 공격으로부터 육군을 방어하기 위한 작전명을 하달하는 병사였다. 우리 진지는 최전방에 있었고, 강 건너에 북한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부대는 본부에서 실시간으로 하달하는 작전명에 2분 안에 모든 방어조치를 완료하여 적의 공습에 대응할 수 있어야만 했다. 전쟁 발발시, 북한 전투기는 2분 내 서울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작전명은 암호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달받은 암호를 다시 우리 진지에 실시간으로 알려줘야만 한다. 이를 위해 일개 병사는 짧은 시간 내 고도의 추가군사교육을 받아야 하며 교육 이수 후 바로 사령부 벙커로 투입된다. 나는 2년 간 2교대로 밤 12시부터 오전 8시까지 컴컴한 벙커 속에서 레이더와 암호방송을 청..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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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통,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회사 다닐 적 내 소원은 ‘일만 하고 싶다’였다. 이미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고 있지만, 무의미한 회식이 너무 많았다. 업무의 연장이라고 말하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회식은 모두가 힘들어하고 좋아하지 않았는데도 끝없이 이어졌다. 이 정도면 회식이 아니라 얼차려였다. 그 덕에 가뜩이나 바쁜 일을 처리할 시간과 정신은 사라져 버렸다. 모두들 입만 열면 바쁘다 말했지만, 그 이유는 늘 새벽까지 술 마시고 다음날 기운을 차리지 못하기 때문인 것만 같았다. 그 상황에서도 같은 부서 동기 한 명은 회식이 끝나고 꾸역꾸역 사무실로 돌아가 다시 일을 했다. 눈은 풀리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도 “저는 일을 덜 끝내서 사무실에 가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를 부장은 “야 좀 살살 해!”하며 핀잔주듯 칭찬했다. 행여나 부장의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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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너와 헤어진 뒤로 나는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다. _본문에서 내가 읽은 김연수 작가의 첫 소설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김연수 작가는 이미 유명했지만 당시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 고전문학 한 번 읽어보겠다며 책과 씨름하느라 국내의 좋은 소설을 많이 놓치고 있던 때였다.아무튼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나를 사로잡는 이 한 문장 때문이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이 문장을 듣자마자 내용도 모른 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책의 화자인 카밀라는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이다. 어느 날 카밀라에게 상자 하나가 배달되고 그 속에서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한다. 사진은 한 젊은 여자가 갓난아기를 안.. 더보기